2016.12.10. 14:38
지미 잼 & 테리 루이스 “촛불집회 감명… 한반도 통일송 멋지게 만들어야죠”
임희윤기자
입력 2016-12-09 03:00:00 수정 2016-12-09 03:00:00
8일 만난 미국의 스타 음악 프로듀서 지미 잼(왼쪽)과 테리 루이스. 두 사람은 “통일 기원 노래를 만든 뒤 내년 팝스타를 대거 참여시켜 ‘잼&루이스’의 이름으로 첫 앨범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경제 기자kjk5873@donga.com
세계 팝 역사에 유례없는 히트메이커인 프로듀서 듀오 ‘지미 잼 & 테리 루이스’(이하 잼&루이스)의 업적이다. 두 거장 지미 잼(본명 제임스 해리스 3세·57)과 테리 루이스(60)를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에서 만났다. 둘이 밝힌 첫 내한 이유는 놀랍게도 “남북한 통일 기원 노래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국내외 737개 시민단체가 뜻을 모은 프로젝트인 ‘원 케이(K) 글로벌 캠페인’의 노래 제작 의뢰에 응하면서 방한이 성사됐다. “어제(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가해 통일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가는 길에 촛불집회를 보고 감명 받았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하나 된 움직임, 그 문화에 존경심까지 들었어요.”(루이스)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음악 특유의 힘, 거기에 저희의 재능을 보탤 수 있다니 흥분됩니다.”(잼) 잼&루이스는 9일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보며 통일 노래 악상을 떠올릴 계획이다.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두 사람이 공익 캠페인 곡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곧 완성될 노래는 영국의 세계적인 스튜디오 ‘메트로폴리스’에서 녹음돼 이르면 다음 달 전 세계에 공개된다. “첫 파트너로 (미국 솔 가수) 피보 브라이슨을 택했습니다. 후대에 길이 남을 위대한 목소리를 떠올리니 딱 그였죠.” 브라이슨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알라딘’의 주제곡을 부른 가수다. 잼&루이스의 통일 노래는 한국어 버전으로도 공개된다. 둘은 적합한 케이팝 가수를 물색 중이다.“저희가 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빅뱅, 소녀시대는 대단히 인기가 많아요. 한국 오는 비행기에서 권진아라는 가수의 노래를 들었는데 놀랍더군요.”(잼)
이들은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출신. 프린스와 중학교 동창이다. 둘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멤피스가 고유의 사운드를 지닌 반면 ‘미니애폴리스 사운드’는 미국 팝의 모든 것을 녹인 용광로”라고 했다. 잼은 “프린스와 매주 피아노 수업을 같이 들었는데 열세 살의 그는 이미 베이스기타, 기타, 키보드, 드럼을 프로 수준으로 연주했다. 그가 준 대단한 자극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했다. 프린스는 1980년대 잼&루이스가 속한 밴드 ‘더 타임’과 함께 공연하며 후견인 역할을 했다.
프린스와 마이클 잭슨을 모두 지척에서 지켜본 이들은 스스로를 “행운아들”로 일컬었다. “프린스가 아이디어를 뚝딱 현실로 만드는 ‘퀵 피니시’ 스타일이었다면, 연주는 못 하지만 편곡에 통달한 마이클은 ‘자, 사운드는 좋은데 좀더 좋은 걸 뽑아내 봅시다’ 하고 연주자들을 달래는 신중한 완벽주의자였죠.”(잼&루이스)
변덕 심한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프로듀서로서 재닛 잭슨(마이클의 여동생)의 지난해 앨범 ‘Unbreakable’을 빌보드 1위에 올린 잼&루이스는 이례적인 노익장이다. “단 한 곡의 완벽한 노래, 그거 만든다면 난 관둘 거야.”(루이스) “진짜 그만둘 거는 아니지?”(잼) “응.‘퍼펙트 송’은 절대 나오지 않을 테니까.”(루이스) “어쩌면 이번 것(통일 노래)이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잼) “…어쩌면.”(잼&루이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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